동글인: 동시대 세계를 바라보는 한국적 시선
- 설명
- 작품
세계를 바라보는 한 예술가의 태도
양대원의 작업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진리를 증명하기보다, 세계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바라보고, 그 윤곽을 자신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일. 작가는 세계의 모든 현상을 인간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통해 동시대를 해석해 왔다. 지난 40여 년간 이어진 그의 작업은 그렇게 세계를 향한 사유의 기록이자, 예술가로 살아온 시간의 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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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 회화로, 사고의 출발점
화학을 전공한 이력은 양대원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 분자 구조와 물질의 최소 단위에 대한 사고는 이후 ‘동글인’이라는 형상으로 전이된다. 동글인은 화학적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인간의 내면을 담는 그릇이 된다. 텅 빈 듯 보이지만 수많은 감정과 욕망이 응축된 이 형상은 작가 자신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익명의 인간들을 대변하는 페르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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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위에 새겨진 내면의 기록
1990년대 초기작에서 작가는 광목천을 인두로 지져 이미지를 새기며, 대지를 연상시키는 화면 위에 삶과 죽음, 고독과 불안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시기의 작업은 그림을 업으로 선택한 한 개인이 감내해야 했던 고독과 의심,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향한 질문이 집약된 자전적 서사에 가깝다. 이러한 내면의 탐구는 칼 구스타프 융의 페르소나 개념과 맞닿으며, 동글인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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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장된 시선
2000년대에 들어 작가는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와 세계의 문제로 시선을 확장한다. 전쟁, 권력, 국가, 자본과 같은 외부의 구조는 성조기, 무덤, 총알, 눈물과 같은 상징적 기호로 화면에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사건의 재현이 아니라, 집단적 욕망이 어떻게 개인의 감정과 충돌하는지를 드러내는 장치다. 동글인은 이 시기부터 개인과 사회, 내면과 외부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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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언어가 되는 순간
2010년대에는 문자도 작업과 함께 ‘언어로서의 그림’이 본격화된다. 프랑스 레지던시에서 겪은 언어적 단절은, 그림을 감정과 사유를 전달하는 또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게 만든 계기였다. 사랑, 욕망, 불안과 같은 단어들은 더 이상 설명되지 않고, 형상과 색, 구조로 번역된다. 최근작에서 등장하는 ‘LOVE’는 개인적 감정의 고백이자, 동시에 자본과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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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얼굴, 동화된 존재들
현재 전시 《어른의 동화》에서 동글인은 한 걸음 더 물러난 시선으로 등장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둥근 얼굴, 말 없는 표정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사회 속 어른들의 보편적 초상을 닮아 있다. ‘동화(童話)’와 ‘동화(同化)’라는 이중적 의미는, 사회에 적응하며 닮아가는 어른의 삶을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비춘다. 조형물과 회화 속 동글인은 더 이상 개인의 고백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은유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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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동시대 회화
양대원의 작업은 동양과 서양, 회화와 조형, 감정과 구조의 경계를 넘나든다. 한지 배접, 토분, 커피, 오방색, 송곳으로 새긴 선 등 축적된 재료와 과정은 대지를 쌓아 올리는 행위이자, 유한한 삶과 시대적 사명에 대한 사유의 흔적이다. 그의 회화는 어떤 장르로도 단정되기보다는, 가장 한국적인 감각으로 동시대의 인간을 바라보는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그렇게 양대원의 동글인은 오늘도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감추고, 무엇에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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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라보는 한 예술가의 태도
양대원의 작업은 세계를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진리를 증명하기보다, 세계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바라보고, 그 윤곽을 자신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일. 작가는 세계의 모든 현상을 인간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통해 동시대를 해석해 왔다. 지난 40여 년간 이어진 그의 작업은 그렇게 세계를 향한 사유의 기록이자, 예술가로 살아온 시간의 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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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 회화로, 사고의 출발점
화학을 전공한 이력은 양대원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 분자 구조와 물질의 최소 단위에 대한 사고는 이후 ‘동글인’이라는 형상으로 전이된다. 동글인은 화학적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인간의 내면을 담는 그릇이 된다. 텅 빈 듯 보이지만 수많은 감정과 욕망이 응축된 이 형상은 작가 자신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익명의 인간들을 대변하는 페르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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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위에 새겨진 내면의 기록
1990년대 초기작에서 작가는 광목천을 인두로 지져 이미지를 새기며, 대지를 연상시키는 화면 위에 삶과 죽음, 고독과 불안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시기의 작업은 그림을 업으로 선택한 한 개인이 감내해야 했던 고독과 의심,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향한 질문이 집약된 자전적 서사에 가깝다. 이러한 내면의 탐구는 칼 구스타프 융의 페르소나 개념과 맞닿으며, 동글인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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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을 넘어 사회로 확장된 시선
2000년대에 들어 작가는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와 세계의 문제로 시선을 확장한다. 전쟁, 권력, 국가, 자본과 같은 외부의 구조는 성조기, 무덤, 총알, 눈물과 같은 상징적 기호로 화면에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사건의 재현이 아니라, 집단적 욕망이 어떻게 개인의 감정과 충돌하는지를 드러내는 장치다. 동글인은 이 시기부터 개인과 사회, 내면과 외부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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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언어가 되는 순간
2010년대에는 문자도 작업과 함께 ‘언어로서의 그림’이 본격화된다. 프랑스 레지던시에서 겪은 언어적 단절은, 그림을 감정과 사유를 전달하는 또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게 만든 계기였다. 사랑, 욕망, 불안과 같은 단어들은 더 이상 설명되지 않고, 형상과 색, 구조로 번역된다. 최근작에서 등장하는 ‘LOVE’는 개인적 감정의 고백이자, 동시에 자본과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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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얼굴, 동화된 존재들
현재 전시 《어른의 동화》에서 동글인은 한 걸음 더 물러난 시선으로 등장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둥근 얼굴, 말 없는 표정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사회 속 어른들의 보편적 초상을 닮아 있다. ‘동화(童話)’와 ‘동화(同化)’라는 이중적 의미는, 사회에 적응하며 닮아가는 어른의 삶을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비춘다. 조형물과 회화 속 동글인은 더 이상 개인의 고백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은유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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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동시대 회화
양대원의 작업은 동양과 서양, 회화와 조형, 감정과 구조의 경계를 넘나든다. 한지 배접, 토분, 커피, 오방색, 송곳으로 새긴 선 등 축적된 재료와 과정은 대지를 쌓아 올리는 행위이자, 유한한 삶과 시대적 사명에 대한 사유의 흔적이다. 그의 회화는 어떤 장르로도 단정되기보다는, 가장 한국적인 감각으로 동시대의 인간을 바라보는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그렇게 양대원의 동글인은 오늘도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감추고, 무엇에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