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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무는 방식
3명이 리뷰를 남겼어요[양종용, 서유영, 이다래 작가 3인전] 《우리가 머무는 방식》 이번 전시는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태도,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머무르고 있는지를 세 작가의 서로 다른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빠른 속도와 성취가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대 속에서, 전시는 낮음과 느림, 수용과 관계라는 조용한 가치에 다시 시선을 둔다. 양종용 작가는 달항아리와 이끼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결합한 회화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그의 작업에서 이끼는 하찮고 미미한 존재가 아니라, 자기 성찰과 수용의 과정에서 발견되는 균형의 상징이다. 작가는 이끼가 자라나는 모습을 통해 중용의 의미를 사유하며, 낮은 곳에서 조용히 퍼져나가는 생명력을 화면 위에 담아낸다. 백색의 달항아리와 커피잔, 변기와 같은 인공적 오브제 위에 얹힌 이끼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가상의 공간 속에서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초현실적인 장면 구성 속에서도 화면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이는 작가가 일상의 사소한 대상들에 깃든 존엄과 가치를 끈기 있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양종용의 작품은 내려놓음이 아닌 ‘올려보는 시선’을 통해, 삶의 낮음과 높음을 평등하게 만드는 철학을 전한다. 서유영 작가는 ‘집’을 중심 이미지로 삼아 개인과 사회, 관계의 구조를 탐구해왔다. 그의 작업에서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이자, 삶의 시간과 감정이 켜켜이 쌓인 존재의 은유다. 서로 다른 색과 형태의 집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만들어내는 장면은, 개인들이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이루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이면지를 붙이고 주름을 만들며, 모래와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리는 작업 방식은 집 하나를 세우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암시한다. 화면 위에 더해진 로프는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상징하고, 색의 그라데이션은 서로 닮아가며 변화하는 관계의 흐름을 보여준다. 〈Blooming〉, 〈Milky Way〉, 〈아리랑〉, 〈합창〉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은 다름이 부딪히고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사회의 리듬과 울림을 담아낸다. 이다래 작가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행복의 기억을 거북이라는 존재에 투영한다. 바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나는 과연 행복한가’라는 질문 앞에서 멈춰 섰던 경험은 그의 작업 세계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꽃잎, 그 속에서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은 잊고 지냈던 감각들을 다시 불러낸다. 작품 속 거북이는 느리지만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듯한 모습은 작가 자신이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 있다. 동시에 거북이는 장수와 복을 상징하는 존재로, 오랜 시간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은유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이미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는 태도로, 이다래의 거북이는 목표를 향해 서두르기보다, 느림 속에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를 시사한다. 이번 전시《우리가 머무는 방식》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이 세계에 머무르고 있는가?' 결국 이렇게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이번 전시는 중용에 시선을 두는 양종용의 사유, 관계 속에서 존재를 탐구하는 서유영의 철학, 느림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이다래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여져 있어 더욱 의미있는 이목을 끈다. ▪️ 26.01.25(일) ~ 26.03.06(금) ▪️ 월-금 11시~23시 / 주말 14시~23시 ---------------------------------------------------- 📍 문의 010-9041-8179
리뷰 3
전시관
- 전시 기간2026.01.25 - 2026.03.06
- 운영 시간11:00 - 23:00 ·휴무 없음
- 입장료무료
- 주소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264 1층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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